앤드류 응이 말한 AI 일자리 산수: 40%가 자동화되면 왜 나머지 60%의 값이 오를까 | DAKER 커뮤니티
AI가 일을 대신할수록 사람의 자리가 줄어든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특히 내 업무의 일부가 자동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남는 몫도 함께 작아질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앤드류 응(Andrew Ng)은 이 계산이 꼭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AgentOS 채널이 소개한 2026년 8월 말 인터뷰에서 응은, AI가 일자리를 통째로 없애기보다 일의 일부를 싸게 만들고 그 결과 사람의 판단과 마무리 역할의 가치를 높인다고 설명합니다. 이 글은 그 인터뷰의 핵심을 순서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AI 공포를 보는 응의 시각
영상에서 진행자가 요즘 AI를 둘러싼 불안, 특히 일자리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걱정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묻자, 응은 PR과 규제 포획을 언급합니다. 규제 포획은 규제를 받아야 할 쪽이 오히려 자기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규제를 설계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을 뜻합니다.
응의 설명에 따르면, 거대 언어 모델을 만드는 데는 수십억 달러가 들기 때문에 일부 선두 기업은 비슷한 모델이 무료로 공개되거나 신규 진입자가 등장하는 상황을 반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의 위험을 크게 부각해 규제를 강화하고, 그 결과 오픈소스나 후발 주자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려는 유인이 생긴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AI를 핵무기에 비유하는 방식, AI의 실수 사례를 과장하는 흐름,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을 부풀리는 담론을 비판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응의 해석이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응의 출발점은 AI 공포의 상당 부분이 기술 자체보다 이해관계와 메시지 경쟁에서 커졌다는 데 있습니다.
일자리를 직업이 아니라 업무 단위로 보면
응이 기대를 거는 근거는 직업 전체가 아니라 직무를 잘게 나눠 보는 방식입니다. 스탠퍼드의 에릭 브린욜프슨 같은 경제학자들이 해 온 분석처럼, 하나의 직업을 보고서 초안 작성, 데이터 정리, 고객 미팅 같은 업무 단위로 쪼개서 보면 AI가 맡을 수 있는 부분과 사람이 맡아야 할 부분이 구분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렇게 보면 많은 직업에서 AI가 대신할 수 있는 몫은 30~40% 정도라고 응은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경제적 보완재입니다. 짝을 이루는 두 요소 중 하나의 비용이 내려가면 다른 하나의 수요와 가치가 함께 올라가는 관계입니다. 영상에서는 커피가 싸지면 커피잔이 더 팔리는 비유가 등장합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AI가 업무의 30~40%를 더 싸게 처리할수록, 그 결과를 받아 판단하고 조정하고 책임지는 나머지 60%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응의 결론은 AI가 사람을 대체한다기보다, AI를 쓰는 사람이 AI를 쓰지 않는 사람을 대체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AI는 일자리를 통째로 없애기보다 일의 일부를 싸게 만들고, 그만큼 사람이 맡는 나머지 역할의 값을 올린다는 것이 응의 핵심 주장입니다.
응은 AI의 영향을 크게 받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채용 공고가 오히려 늘었다고 말합니다. 다만 이 수치는 인터뷰 속 응의 주장으로 제시되며, 영상 안에 별도 통계 출처가 함께 나오지는 않습니다.
신입에게 더 중요해진 것은 2022년 이후의 방식
응은 낙관론만 말하지는 않습니다. ChatGPT 이전인 2022년 방식 그대로 일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AI가 자동화할 수 있는 30~40%는 AI에게 넘기고, 사람이 맡아야 하는 나머지 60%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는 대학이 교과과정을 바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여전히 2022년의 직무를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학교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다면 온라인 강의 같은 바깥의 학습 경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덧붙입니다.
응의 사무실에는 대학생과 갓 졸업한 인턴뿐 아니라 고등학생 인턴도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AI와 함께 일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AI 네이티브에 가까운 감각이 이미 실무 현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남는 이유는 판단력보다 컨텍스트에 있다
사람의 강점을 흔히 판단력이나 감각이라고 말하지만, 응은 이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AI에게 아이디어 열 개를 받아 보면 쓸 만한 것이 한두 개 있고, 평범한 것이 두세 개 있으며, 나머지는 엉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엉뚱함을 사람이 바로 알아보는 이유는 단순히 더 똑똑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맥락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응은 말합니다. 고객의 미묘한 표정, 상사가 지나가며 던진 한마디, 특정 조직 안에서만 통하는 암묵적 규칙 같은 정보는 AI가 쉽게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응은 이런 차이를 컨텍스트 우위라고 부르며, 이 우위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사람의 경쟁력은 추상적인 감각보다 현장에 쌓인 맥락을 읽는 능력에 있다는 것이 응의 설명입니다.
AI는 일을 끝내게 해 주지만, 학습에는 해로울 수 있다
영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코세라(Coursera)를 공동 창업한 응이 먼저 AI가 배우는 데 도움이 안 될 수 있다고 말한 부분입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학생이 AI를 쓰면 숙제 점수는 오를 수 있지만 나중에 다시 평가해 보면 실제로 머리에 남은 양은 줄어드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온다고 합니다. 다만 인터뷰에서 특정 논문명이 제시되지는 않으므로, 이 부분은 응의 주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습니다.
응은 이를 인지적 오프로딩이라고 부릅니다. 원래 머리로 처리해야 할 일을 AI에게 넘겨 버리는 현상입니다. 일을 빨리 끝내는 데는 유리하지만, 배우는 과정에는 반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는 자신도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를 연결하는 방법을 AI에게 물어 해결한 뒤, 6개월 후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물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AI를 학습에 잘 쓰는 방법이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긋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응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개인 맞춤형 일대일 학습을 만드는 조직 런벡터(LearnVector)를 맡고 있습니다.
채용에서 묻는 것은 AI 사용 여부보다 만든 경험
응은 자신의 팀이 비교적 앞서 있는 편이라고 인정하면서, 마케터 전원이 코딩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마케터 면접에서도 AI를 잘 쓰는지보다 무엇을 만들어 봤는지를 묻는다고 합니다.
재무팀 사례도 소개됩니다. 매주 문서를 열어 숫자를 복사해 붙여넣는 데 몇 시간씩 쓰던 팀에서, 재무 책임자가 직접 문서를 열고 숫자의 일관성을 확인한 뒤 이상한 점을 알려 주는 자동화 스크립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채용팀 안에는 리크루팅 엔지니어도 있다고 합니다. 비개발 직군이 먼저 간단한 도구를 만들어 보다가 한계에 부딪히면, 엔지니어가 이어받아 더 정교하게 다듬는 구조입니다. 응은 이런 변화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봅니다. AI 덕분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풀스택으로 넓어졌듯, 마케터와 채용 담당자도 맡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전제는 AI 사용 능력만이 아니라 본래 직무 지식도 함께 쌓는 데 있습니다.
응이 채용에서 보고 싶어 하는 것은 AI를 썼다는 사실보다 AI로 무엇을 실제로 만들어 봤는가입니다.
이제 병목은 만드는 능력보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능력에 있다
응은 만드는 비용이 크게 낮아진 뒤에는 병목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고 봅니다. 몇 시간이면 많은 것을 만들 수 있게 된 만큼, 이제 더 어려운 일은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이를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병목이라고 부릅니다.
고객과 대화하고, 표정을 읽고, 현장의 맥락을 이해한 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힘이 중요해진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도 다시 컨텍스트 우위가 핵심으로 돌아옵니다. 응은 자신도 거의 매주 주말마다 무언가를 만든다고 말하면서, 회사의 핵심 지표를 분석할 때는 데이터 보존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델은 쓰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합니다.
이 인터뷰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영상 제작자도 짚듯이, 응은 AI 교육 회사와 AI 투자 펀드를 운영하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AI를 배우고 활용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자신의 사업 방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규제 포획에 대한 설명 역시 오픈소스에 우호적인 입장에서 나온 해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직업 전체가 아니라 업무 단위로 AI의 영향을 보고, 반복 업무를 줄이는 대신 맥락 판단과 문제 정의의 가치를 높게 본다는 관점은 충분히 곱씹어 볼 만합니다. 특히 채용의 기준이 AI를 쓸 줄 아느냐에서 무엇을 만들어 봤느냐로 이동할 수 있다는 대목은 실무 감각이 분명합니다.
참고 자료
AgentOS, 구글 브레인 창립자 앤드류 응이 계산한 AI 일자리 산수 — 40%가 자동화되면 나머지 60%는 더 비싸집니다 (YouTube, 2026-09-06, 20:26): https://www.youtube.com/watch?v=2wdo4COWh-k
영상이 재구성한 원본 인터뷰: Silicon Valley Girl(Marina Mogilko), Andrew Ng: The Biggest Opportunities in AI Aren't Where You Think (영어, 링크는 위 영상 설명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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